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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신문> 사설: 한기총을 해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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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신문> 사설. 2010.3.23.

http://www.mokhoeja.co.kr/?doc=bbs/board.php&bo_table=current&wr_id=623
한기총을 해체해야 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문제가 쉽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법원이 잇따라 현 대표회장 길자연목사에 대한 불리한 판단을 하고 있다.
 서울지방법원 민사 50부는 지난 판결에 이어 나흘만인 18일 한기총 개혁을 위한 범대위가 낸 대표회장 직무정지 가처분 심리에서 제3자를 직무대행으로 선임해서 대표회장 인준절차를 다시 밟으라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범대위측은 중립적 인사를 선임한다는 것을 전제로 수용했으나 길자연목사측은 이를 거부했다.
 길자연목사측은 직무대행을 선임한다는 것은 길목사의 대표회장 직무정지를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직무정지 가처분이 내려진다면 항소해서 대법원까지 가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같은 현재의 상황은 아무리 봐도 감리교 사태를 닮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불안하기까지 하다.
 길목사측은 아마도 이런 상황이 더 오랫동안 지속되기를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이렇게 법적인 정당성을 지루하게 다투고 있는 가운데 길목사에게 해당되는 대표회장 임기는 얼추 지나가버릴 것이고 당사자는 이로서 소귀의 목적을 이룬 것이기 때문이다. 이후에야 한기총이 어떻게 되든지 그와 그를 따르는 이들에게 무슨 대수이겠는가 말이다. 그러니 법적인 다툼을 얼마든지 즐기면서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이 문제를 최초로 제기한 이광선 직전 대표회장 입장에서는 얻을 것이 없어 보인다. 길목사의 대표회장 인준이 불법이라는 판단이 나왔다고 해서 그에게 대표회장직이나 총회를 속회 할 수 있는 의장직이 자동적으로 주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기총이 개혁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이런 한기총의 사태를 통해 교회 밖에서는 한국교회를 오해하고 있다는데 있다.
 현 길목사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사태를, 합동총회가 장악한 한기총을 다시 예장통합측 인사들이 재탈환하기 위한 시도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라는 것이다.
 이런 마당에 예장통합 총회와 예장합동 총회가 한기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견을 같이했다고 하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될 것인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합동과 통합 교단 지도부가 결단하고 한기총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모든 활동을 ‘유보’한다는 결정이 시급한 때이다.
 그나마 이렇게라도 해야 한기총 사태가 한국교회 전체가 매달린 사건이 아니라 일부 권력욕에 눈이 어두운 인사들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이전투구 현장이라는 이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현재 중대한 위기에 놓여 있다. 지도자들의 세대교체에 따른 불협화음이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섰고, 도덕성 결여와 자연재해를 두고도 망발을 서슴지 않는 지도력으로 이미 신뢰도가 땅에 떨어졌다.
 이런 마당에 벌어지고 있는 한기총 사태는 한국교회의 설 자리를 잃어버리게 하는 가장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한기총은 출발부터 잘못된 동기를 갖고 시작한 단체였다. 한기총은 애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 대한 반발로 탄생했다. 1989년 한기총이 탄생했는데, 바로 한 해전 1988년 2월 교회협의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선언’ 발표가 있었다. 87년 민주화 이후 이어진 통일과 민족화해 운동의 한 이정표였다. 이 통일선언에 대한 반발로 한국교회 원로들이 모였고 그 해 12월 28일 출범하게 된 것이다.
 한기총은 정식으로 창립하기도 전에 이미 폭력배격 성명서를 발표하고 6.25상기 연합기도회를 여는 등 반공주의와 친정부 성격을 분명히 했다.
 출발부터 정치단체의 성격을 띠고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이후 대형교회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돈과 권력이라는 욕망을 채워주는 수단으로 활용되었고 급기야는 10억을 헌금하고 대표회장직을 얻는 사태까지 발전한 것이다.
 한국교회의 권력화, 세속화의 가장 일선에 서 왔던 한기총은 이제 그 생명을 다하고 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정치적, 정략적으로 교회와 사회를 이용해왔던 한기총은 이제 역사의 뒤로 사라져야 할 때이다. 한국교회는 이제 안이했던 지난 시대를 반성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에 따른 선교적 논의의 새 틀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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