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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님께 드리는 한기총 탈퇴 요청 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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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교인이 담임목사님께 한기총 탈퇴를 요청하는 서신입니다.
 

OOO 목사님께,

하나님의 은혜가 목사님 가정과 사역에 항상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최근 언론을 통해 한기총 금권선거 소식들을 접하고는 부끄러움을 금할 길 없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우리 교회가 한기총 회원인 교단에 소속되어 있음을 알고 대단히 놀랐습니다. 이에 대해 우려의 말씀 드리고자 실례를 무릅쓰고 목사님과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서신을 올립니다.

사실 저는 이번 타락선거 사태가 발생하기 전부터 한기총의 활동에 대해 의문을 품었습니다. 그간 한국 개신교 대표기관으로 자임하며, 특정 정치이념에 치우친 활동과 입장표명을 하면서 이를 한국교회 전체의 입장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내내 불편했습니다. 한국교회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소통 구조를 갖추지 않은 채, 한기총이 대표성을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아 보였습니다.

그러던 중 한기총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그 활동을 살펴보고는 실망이 더 커졌습니다. 대부분 활동이 한기총 아니라도 여타의 교회, 신학교, 선교단체 등이 하고 있거나, 할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또한 언론보도를 통해 한기총 연간 예산 규모가 대표회장에 당선되기 위해 뿌려지는 검은 돈의 규모와 비슷하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결국 한기총이라는 단체는 연합기관 활동을 위해서가 아니라, 대표회장을 뽑아 명예와 권력을 부여하기 위한 단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습니다.

제가 한기총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굳히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한기총은 자정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질병에 걸리면서도 건강을 유지하할 수 있고, 단체가 문제를 갖고 있으나 조직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내부 자정 장치가 정상적으로 가동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만일 자정 기능이 상실되면 인간이나 단체는 수명이 다하게 되고, 이는 정상적인 창조 섭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금권타락선거 사태의 과정을 지켜보니, 한기총은 자정 장치가 망가져서 회복이 불가능해 보입니다. 세상 상식에도 납득되지 않는 수 십억이 오간 타락 선거가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해당자를 조치하지 않고 문제를 은폐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급기야 법원으로부터 대표회장직 정지 결정을 받고, 변호사가 직무를 대리하는 수치를 겪고 있습니다. 암세포가 어느 한 곳에만 있다면 절제하여 회생할 수 있지만, 전신에 깨알같이 퍼졌다면 도저히 손 볼 수 없게 되는데, 지금의 한기총으로 바로 그런 상황으로 보입니다.

목사님, 저는 누구보다도 우리 교회를 사랑합니다. 그렇기에 우리 교회가 한기총 회원 교단의 교회라는 것이 몹시 부끄럽습니다. 우리 교회가 한기총 소속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 우리 교단이 한기총으로부터 탈퇴하기를 원합니다.

한기총을 탈퇴 하려면 우선 노회에서 탈퇴안이 결의돼야 하고, 마지막으로 총회를 통과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목사님, 만일 노회가 아직 개최되지 않았다면 돌아오는 노회 때 한기총 탈퇴안을 제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만일 이미 노회를 마쳤다면 임시노회 소집 요청을 통해, 또는 총회 기간 중 긴급 제안을 통해서라도 꼭 한기총을 탈퇴하기를 바랍니다.

한기총 탈퇴가 우리 교회를 위해, 나아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현재로서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쁜 목회 일정 중이시지만 제 부족한 의견에 대해 답신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목사님과 귀 가정에 하나님의 평강이 늘 가득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2011년 O년 O일

OOO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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